매력적이다 이 회사…
조용하게 소프트웨어 왕국을 만들고 있는 곳을 찾았다. 소프트웨어 +500개를 넘게 인수하고 키우고 있는 Constellation Software (CSI). 수염 가득한 저 간달프같은 아저씨가 회사 창업자다.
CSI는 도서관 관리 소프트웨어부터 스파 & 피트니스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하게 갖고 있다. 딜 사이즈가 작다보니 빅 플레이어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 경쟁이 작다. 그래서 작지만 니치를 꽉 잡고 있는만큼 돈을 잘번다. 95년에 설립되어 현재 마켓캡 $50B. 2022년 매출 $5–8B. 주식 차트보면 아주 예쁘게 우상향하고 있다. 상장 후 주가는 무려 14,000% 넘게 올랐다.
$50B라는 엄청난 규모까지 만들어낸 이 CSI의 시작은 90년대 연기금 펀드로부터 받은 $25M가 전부. 테크크런치에 나오고 스포트라이트 현란하게 받는 VC들보다 간달프 아저씨의 퍼포먼스가 월등하게 좋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돈을 버는거다. 그래서 나는 작든 크든 돈 잘버는 회사들이 좋다. 꾸준히 버는 회사는 더 좋다. 인프라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사업은 외부 투자를 받고 시작하는게 현명한 절차지만, 어떻게 해서든 $100,000이라도 벌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는게 내 철학.
트위터에서 ai로 text- to- meme이라는 툴을 만들어서 몇백불씩 만드는 인도 엔지니어를 봤다. 그리고 백억씩 펀드레이징을 받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팀도 봤다. 매출은 거의 없고.
전자의 경우 잠깐 벌고 끝날 수도 있다. 포지션의 문제다. text to legal documents 뭐 이런걸 만들면 더 돈을 벌겠지. 그래도 본인이 만든 툴로 돈을 벌고 기꺼이 지불을 하는 고객이 있다. 이런 경험은 무척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 개인 단위에서 보면 스트레스 레벨이 비교도 안되게 크다. 런웨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즈니스는 돈을 번다”라는 기본에서 점점 멀어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
엔젤 인베스팅, VC 투자도 멋진 일이지만 요새는 Constellation Software같은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많다. Vertical Market SaaS 자세히 뜯어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사업.
반복 매출의 긴 수명. 선택지가 많은 Horizontal SaaS와 비교해서 한번 잡은 고객은 대체로 오래 가는 편. 구글밋, 마이크로소프트, 줌, 스카이프 등 고객 입장에서 보면 비디오 콜 소프트웨어는 선택의 폭이 꽤 크다. 자동차 수리점 관리같은 VMS는? 선택지 자체가 매우 적다.
sticky. 니치 회사일수록 벤더사와의 관계는 좀 더 퍼스널한 레벨까지 내려온다. 필요에 맞게 커스텀하는 일도 많으며 업에 대한 이해도가 양쪽 모두 깊다. 이만큼 신뢰도가 쌓여있으니 유사한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바꿀 이유가 없다. 그리고 대부분 오너=오퍼레이터인 경우가 많다. 작은 회사일수록 시간 확보가 절대적인데 신제품으로 스위칭하는 비용, 리스크를 굳이? 그래서 고객사 벤더사 관계가 꽤 끈끈하다.
그래서 추가적인 큰 자금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이미 잘 굴러가고 있으니.
유연하다. 회사가 어려워질 경우 다운사이징이 가능하다. 일을 굴리기 위한 최소 인원이 적다.
CSI가 이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함.
매출의 절반이 퍼블릭 섹터에서 나온다.
이게 회사의 운명을 바꾼 게임체인저.
지방 자치단체, 교육청, 경찰서 등등. 잘알겠지만 공공기관 내부는 인센티브 구조가 거의 없거나 미스 매치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직과 절차가 많아서 한번 도입된 시스템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관공서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라니. 아리송할 수 도있다.
1.세상을 바꾸는가? 아니다. 세상을 굴러가게 한다.
2.혁신적이고 새로운 직장을 만드는가? 아니다. 하지만 뻔하지만 필요한 일들을 더 매끄럽게 만든다.
이거면 난 충분히 fulfilling 한 인생을 살고 꽤 괜찮은 자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산업에 매력을 느낀것도 있다. Help People At Scale.
그리고 퍼블릭 섹터에서의 1시간 절약은 도시, 국가 단위로 엄청난 이득이다. 캘리포니아의 골든 게이트 다리를 예시로 생각해보자.
대충 차량 한대당 30분씩 아껴준다고 가정시, 112,000 vehicles * 30 minutes = 3,360,000 minutes = 56,000 hours
대강 다리 완공일 기준으로, 84 years * 365 days/year = 30,660 days
총량을 곱하면, 56,000 hours/day * 30,660 days = 1,716,960,000 hours
인간의 평균 수명 80 years * 365 days/year * 24 hours/day = 700,800 hours
골든 게이트가 아껴준 우리의 수명은? 1,716,960,000 hours / 700,800 hours = approximately 2,449 human lifetimes
난 소프트웨어가 골든 게이트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을 도와준다”는 핵심 역할. 프라이빗 영역에서만 혁신이 많이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퍼블릭 섹터, 농업, 건강, 채굴, 건설등 디지털화가 덜 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는 엄청 큰 역할을 할거다.
3. 동기 부여? 모든 회사가 Open AI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돈을 버는거고 혁신은 창업가의 선택이다. 에비앙은 물을 팔고 나이키는 신발을 판다. 둘 다 돈 잘 벌고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 소비한다. 이만한 임팩트면 창업가 혹은 투자자로서 굉장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함.
향후 CSI의 플레이를 녹여낸 Micro PE + Startup Studio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회사 하나를 수백억 수천억 규모로 키우는 것도 좋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가지 회사, 한가지 제품, 한가지 산업에 대한 아주 오랜 시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앞으로는 ai와 outsourcing 으로 러닝커브를 줄이고 비용을 대폭 낮추면서 누구나 회사를 만들고 팔 수 있을거다. Micro Exit을 여러번 만들어내면 얼추 원하는 그림이 나올 것 같음.
잘되면 계속 운영하거나 매각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만들어보고, 실패해도 시간과 비용은 적으니까 부담은 덜하고. CSI의 모델이 어려운게 아니다. 오랫동안 하이프와 유행을 무시하고 “사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기본에 집중하기가 어려운거지. 아시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만들어보면 꽤 잘되지않을까? 동남아도 좋고, 일본도 좋고.
CSI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곳에서 20년 넘게 VMS들을 인수하고 돈을 굴리고 몸집을 키워왔다. 그리고 오늘날 그 규모와 수익은 95%의 반짝이던 스타트업들보다 훨씬 낫다. Thoma Bravo, Vista도 비슷한 플레이를 사모펀드 분야에서 해왔고 지금까지 투자자들에게 굉장한 수익률을 보여줬음.
본질을 잊지말자. 지루하지만 효과적인 일을 꾸준히 쌓아왔을때 그 복리의 효과는 엄청 크다.
콘텐츠 1편 = $1.2M
어느새 공오공 뉴스레터 구독자가 1,500명이 넘어갔다. 일반 구독자도 아니고 대기업, 투자사, CEO, 스타트업 사람들로 꽉 찬 1,500명. 컨퍼런스를 열어도 이만큼 모으기 힘들 것 같은데 어느새 여기까지... 2월부터는 월에 1편씩 썼고 전체 콘텐츠는 20개가 안되는데 만감이 교차하는중.
특히 눈길가는 부분은 콘텐츠를 발행하지 않은 날들의 트래픽. 아무것도 안했는데 꾸준하게 방문해서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지난번 콘텐츠는 무려 일방문자 2,400명이나 달성했다…
소프트웨어처럼 콘텐츠도 한번 제대로 만들면 수개월이 지나도 계속 방문해서 본다는 이야기. 초창기 Hubspot Hustle 인수 콘텐츠부터 했던 이야기인데, 스스로 한 말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하는중이다.
B2B 소프트웨어, Enterprise Client, $10,000-$100,000 이상 계약을 진행하는 회사나 팀은 반드시 콘텐츠 만드는걸 추천한다. 계약 평균 $50,000이라고 가정시, 사이트 방문자 2400명 중 1% 만 전환되어도 24건의 Hot lead고 20%만 클로징해도 4.8건.
$50,000을 곱하면 반복매출 +$240,000 추가. 향후 엑싯이나 밸류에이션 산정시 5배를 받는다고 하면 $1.2M의 가치가 있는셈.
잘 만든 콘텐츠 하나의 파급력. 꾸준히 질좋은 콘텐츠를 만들때 효용가치는 상상 이상이라는점. 공오공 뉴스레터 꾸준히 읽어온 구독자라면 이제 빠삭하게 잘 알 것 같다. 지루하고 당장 결과가 보이는 일이 아니라서 다들 그만 두는것같은데 계속 시도하고 만들었으면 좋겠다.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해낼 거라는걸 확신함.
세상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하는 점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었어요. 이제서야 코멘트 남겨요. 이 글 보고 클럽 온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