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투자도 보드미팅도 없고 엑싯이나 상장도 목표가 아님.
타겟 고객, 시장 정복, 헤드헌터 등의 단어는 지양하고
우리가 전쟁하러 왔나요? 물어보고.
성장이나 매출이 목표가 아닌 수익이 유일한 지표.
5명이 1시간 미팅하면 그건 5시간 미팅이라고 이야기하고.
직원은 80명도 안되지만 연간 100억원 단위로 "수익"내는 회사.
지금까지 찾고, 글 쓴 수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 중 가장 돋보인 37Signals.
시간들여서 "왜 재밌지? 왜 돋보이지?" 고민했음.
1.온 세상이 Startup에 주목할 때, Stay up에 집중해서 25년 가까이 달려온 회사라서.
2.모두가 시장의 크기, 속도, 매출, 성장에 집중할 때 수익에만 집착한 팀이라서.
1시간 30분 넘는 창업자 Jason Fried 인터뷰를 들으면서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였는지 모르겠다. 어퍼컷도 몇방 맞았고. 현실을 긁어주는 조언들이 시원해서 슬쩍 웃기도 했음.
정리하고 내 의견도 몇 스푼 섞어보자면.
첫번째, 투자는 1. 사업이 승자독식의 형태일 때 2. R&D 비용이 많이 필요한 구조일 때"만" 받는다. Uber, Doordash, Deel이 1번 케이스. Anduril, Varda, SpaceX가 2번 케이스
그밖의 케이스는 받으면 안될까? 받는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단, 승자독식 구조도 아니고 R&D 비용도 많이 안든다면 왜 받아야 되는지 스스로 물어보자.
JF는 창업자들이 편해진다고 했다.
"나가서 팔아라."
천만원이라도 만들어보고 투자 받는 사람.
천만원이라도 만들어보고 1억 만들려고 하는 사람.
아무것도 없이 1억 투자받는 사람.
냉정하게 1, 2번이 가장 잘된다.
MAKE MONEY
두번째, 전 세계에 있는 회사들 중 테크 스타트업은 극히 일부다. 오랫동안 꾸준히 수익을 내자! 라고 하는건 사실 회사라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37signals가 청개구리처럼 비춰지는지 얼굴에 물음표가 있었던 JF.
빠른 성장, 큰 규모가 모든 회사의 지표는 아니다. (외형에 집중해서 문닫은 회사가 한둘이 아님) 미디어가 보여주는 그대로 생각할거 없다. 내 뉴스레터도 그대로 받아들일 이유도 없고.
본인만의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
세번째, 주변에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분들보다 당장 필요한 서비스, 제품 공급/판매하면서 성공한 분들이 더 많다. 횟집 운영하면서 건물 산 친척도 있고, 조경 사업하면서 부동산으로 큰 돈 번 동네 아저씨도 있음.
나 또한 잡스나 머스크 보면서 아이디어가 최고지! 한 과거가 있다.
돈 버는게 최고다. 돈을 많이 번다는건 그만큼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고.
아이디어 집착하지 말자. 37signals가 운영하는 basecamp 또한 머스크가 코피 흘릴 정도로 끝내주는 아이디어는 아님. 뻔한게 더 꼼꼼하게, 더 제대로, 더 만족하게 만들었음.
공블리 독자분들... 그거 아는지? 벌써 공오공 뉴스레터 1년이 지났습니다. 시작할때는 매운맛을 보여줘야지!!! MSG 듬뿍 넣은 글 쓰면서 폭주했고 이후에는 "가장 오래가는 비결이 뭘까?" 고민했습니다.
나만의 정답은 "매 월 아무때나 1편" 이었고 지금도 정말 아무때나 쓰고 보내는데 한편 보낼때마다 수천명이 확인하는거 보면 아직도 어안이 벙벙할 때가 있습니다.
"A가 B했어요"가 아닌 "A가 B를 C방식으로 했는데 저는 D의 관점을 갖고 있어요." 라는 유별난 톤으로 쓰고,
도파민 넘치는 비디오도 아닌 밋밋한 활자 콘텐츠인데다가,
하는 이야기도 재미없는 B2B Software나 창업자 이야기인데…
그만큼 독자들 또한 유별나구나 생각하곤 합니다.
2024년 뉴스레터? 별 계획 없습니다. 꾸준하게 즉흥적으로 "내 기준에" 재밌는 소프트웨어 회사들 찾아서 쓸거구요. 재미없으면 구독안해도 됩니다. 조미료로 요리해서 오래가는 식당 못봤어요. 100년 가는 곰탕집은 여럿 봤구요. 2024년에도 곰탕집처럼 운영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