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B 빌리언달러 콘텐츠 엔진.
4,800억원. Ramp가 그동안 세이빙해준 고객의 돈이다.
돈만 아껴줄까? 3년도 안되어서 $100M ARR을 달성한 Ramp는 빠른 성장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말하나를 허투로 듣지 않았다. 내가 Ramp의 case study 섹션에서 느낀 인상.
$8.1B 밸류에이션을 이뤄낸 힘? 제품도 시장도 큰 역할을 했겠지만, 빠르게 스케일링하면서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팀컬쳐도 크게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짧은 찰나의 순간을 제대로 녹여서 또 한명의 고객을 만들 수 있게끔 Ramp는 콘텐츠에 꽤나 큰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사진부터 돋보임. 보통 콘텐츠 이미지를 넣는다고 하면 고객사의 로고를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이키나 펩시만큼의 인지도가 없다면 로고를 넣는건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서비스를 준비한다면 국내 고객사의 로고는 큰 의미가 없고.
유튜브처럼 큰 글씨를 넣어서 강하게 썸네일을 만드는건?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긴 하다만 Ramp의 최종목표가 정말 클릭해서 읽게 만드는 것 일까?
엔터프라이즈 규모의 재무와 비용을 책임지는 사람에게 유튜브 썸네일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일은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전체 비주얼도 산만해지고. 핵심은 다른 고객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가 보여주는 것이지 mindless하게 스크롤하게 만드는게 아니니까.
고객사 담당 직원의 웃는 얼굴은? 200% 더 낫다. Authentic하고. 단순하고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프로페셔널하면서 캐주얼한 사진들이 훨씬 더 Clickable하다. 브랜드 신뢰도도 올라가고.
포맷은? 굉장히 잘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시간과 돈. B2C 서비스나 SEO 콘텐츠와는 다르게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는 웹사이트에 오랫동안 머무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B2B 고객이 사이트에 오래 머물고 있다면 콘텐츠의 일부들이 이해가 안가거나 Action를 트리거하는 요소가 부족한게 아닐까? 설득력이 약하거나.
5초만에 나갔다? Scroll Depth가 짧다? 그닥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고 생각함.
서비스 가입 또는 이메일 구독 등 Action에 최적화 되어있는가? 이 질문에 예스라고 할 수 있다면 잘 만든 포맷. Ramp는 단순하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Readability를 올렸고 이게 Ramp의 핵심 고객층과 참 잘 맞는 스타일인 것 같음.
Ramp is savvy. Conversion Rate Optimization is applied every corner of the website.
작지만 곳곳에 CRO 장치들이 숨겨져 있다. 전환율 최적화. Conversion Rate Optimization.
제목 하나, 콘텐츠 하나에서도 전환이 이뤄질 수 있게끔 Ramp는 탄탄한 전략과 프레임을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하나씩 쪼개보자.
1.”장부 정리를 도와준다.”
자, 이 문장은 뭐가 문제일까? 정리를 얼만큼 빠르게 또는 효과적으로 도와주는지, 어떻게 도와주는지. How와 Results가 빠졌다. How Clearbit closed the books >60% faster with Ramp + NetSuite. 이 문장에는 How와 Results 둘 다 분명하게 들어가있다.
빠르다라는 장점에는 60%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뒷받침을 했고
Netsuite와 같이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1)기존 Netsuite 고객을 노렸고 2) 동시에 제품의 큰 커버리지까지 자랑했다. SEO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Check how we helped Clearbit! 라고 타이틀을 만들었다면 읽는 사람은 많이 답답했을거다. B2B 회사 관계자라면 그냥 안 읽었을것 같고. (놀라운건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렇게 그냥저냥한 제목으로 타협한다는 거…적당주의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오른쪽 수치들도 굉장히 좋다. 정확히 얼만큼 효과있고, 1명이 모든걸 쉽게 핸들할 수 있었다는걸 한눈에 보여준다.
더 직관적이고 더 분명하게 만들어야한다. 모두가 매출을 키우고 싶어하지만 늘 소수만 성공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말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라고 한다면 그 의지가 제품과 메세지에 얼마나 반영이 되어있는가? 자문자답 해보면 좋겠다.
How Clearbit closed the books >60% faster with Ramp + NetSuite.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문장 하나는 정말로 모든 리소스를 쏟아부어서 매출을 키우겠다.라는 의지가 회사 곳곳에 뿌려진 작은 증거라고 생각함.
디테일 하나에서도 세일즈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 별거 아닌거 같지만 쌓이면 효과가 정말 크다. $8B 가치를 인정받은 Ramp도 타이틀 하나 하나 세일즈에 최적화해서 만드는데 그 아래 규모라면 더욱 신경써야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2.이메일 주시죠.
5분이면 된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액션을 취하는데 Cost가 어떤 것인지(이메일 + 클릭) 그리고 그 cost가 얼만큼이면 되는지 (5분), 결과는 어떤것인지 (Ramp 시작) 알려주는건 늘 도움이 된다. Cost 대비 결과가 더 클수록 전환은 잘 될거고.
Start Saving 2% Of Your Money In One Click. 대강 예시를 만들어보면 이런식.
Cost : 클릭 1번. 결과 : 비용 2% 절감.
그리고 Ramp는 전 페이지에 걸쳐서 가입하라고 3번이나 물어본다. 이메일 내놓으라고. 효과가 검증됐으니 귀중한 섹션을 나눠서 만든거고 이 전략은 매출 1500억원 달성하는데 분명 도움이 됐을거라 예상한다.
각각 메세지는 다르지만 하나는 일관적으로 전달한다. Benefit.
첫번째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하고
두번째는 재무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고 하고
세번째는 15,000곳이 넘는 회사가 Ramp와 함께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집단을 따라가야 안심을 느끼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큰 규모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했을때 전환되는 효과는 단순한 “구독하세요!“ 보다 훨씬 낫고.
고객 입장에서는 내가 얻는 베네핏이 뭔지가 최우선. Ramp는 이메일 가입 유도를 3번 강조하면서 각각 다른 문장으로 제품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게끔 만들었다. 역시 급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음.
콘텐츠는 단골 손님을 만들고 이메일은 접점을 만든다.
둘 다 활용하면 베스트. 우선 페이스북, 구글같은 유료 매체 의존도를 낮출수 있으니 좋고. 유료 광고하다 보면 갑자기 치솟는 광고비, 광고 계정 비활성화 등등 뭐 이런 저런 다이나믹한 일들이 생기곤 하는데 콘텐츠와 이메일은 피가 거꾸로 솟는 일을 줄이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이메일 플로우를 잘 짜두면 직접 고객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며 제품 판매나 회원가입에 있어서 굉장히 큰 레버리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당장 보낼 이야깃거리가 없어도 무조건 모아두는게 좋다.
3.이 포맷 참 좋다
보통 콘텐츠 인트로에 고객사 소개를 넣곤 하는데 나는 이게 늘 별로였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Ramp 고객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는 크게 관심없고 제품이 회사를 어떻게 도와줬고 문제를 해결했는지 바로 본론부터 말해주면 좋겠다. B2B라면 더더욱.
Ramp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다른 고객들도 전부 나같은건지…좌측에 아주 작게 배치해뒀다. 대신 스크롤내려도 따라가게끔 만들었고.
고객사 소개는 필요한 정보이나 전환에는 그다지...? 그래서 최소한으로 만들고 SEO에 도움이 되게끔 가볍게 언급만 했다. Ramp 콘텐츠 팀 참 머리좋고 센스있음.
특히 좋다고 생각한건 회사 소개 아래 작은 Ramp Products Used
사용한 제품 링크? 기발하다. 콘텐츠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액션을 만드는건 굉장히 좋다 특히 2가지 측면에서.
잠재 고객 입장에서는 이 회사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을 활용했는지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고
Ramp 입장에서는 자세한 고객 분류 및 콜드메일까지 가능하다.
Clearbit, Close book, Netsuite라는 단어에 반응해서 들어온 고객이 1차. Accounting automation.을 클릭해서 페이지를 들여다본 고객이 2차. 여기까지만 봐도 대략 유추가 가능하다.
아하 이 고객은 장부 정리하는데 문제가 좀 있나보네? Netsuite도 알고 있고, 회계 시스템을 메뉴얼하게 하고 있구나. 자동화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줘볼까?
2차까지 필터링 후 3차. 즉 이메일까지 가입했다는 가정을 해보자.
“We can reduce your accounting problems like we did with Clearbit.
Netsuite? No problem. You can use Ramp and Netsuite together without hassle.”
뭐 대충 이런식의 커스텀 이메일까지도 웰컴 메세지로 보낼수 있을것 같다.
Welcome to Ramp Family! 이런 이메일은 좀 지루하지 않나. 내가 B2B 고객이라면 위 메일에 좀 더 반응을 할 것 같다.
4.Free Tool. 천재다 천재.
콘텐츠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거 구독자라면 이제 지겹도록 들어서 알거다.
콘텐츠보다 더 파워풀한건? Free Tool.
콘텐츠 임팩트의 98%는 고객의 머릿속에서만 이뤄진다. 고객이 감동을 먹었는지, 재밌게 봤는지, 다시 와서 구매할건지 알 길이 없는게 단점. 그나마 2%가 Engaging한다. 좋아요를 누른다든지, 콘텐츠 내 링크를 클릭한다든지. 그럼 회사는 그 2% 추적하면서 전환시키는 거고. 포맷 자체가 일방향 소통이니까 한계가 있다.
무료 툴들은 다르다. 툴의 임팩트를 그대로 파악할 수 있다. 쌍방향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는거. 언제 얼마나 어떻게 썼는지 다 알 수 있고 사용 횟수, 빈도별로도 타겟팅할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잠재 고객이 본인의 회사 자료를 무료 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이정도의 강한 인바운드 리드는 없을 것 같다. 툴을 사용할 정도면 이미 니즈가 있다는 이야기고 살짝만 찔러도 전환될 가능성은 매우 높으니까. 리드 제네레이션이 고민이라면 핵심 제품과 관련된 무료 툴을 가볍게 만들어서 배포해보자.
그리고 무료 툴과 고객이 상호작용하는데에는 한가지 커다란 심리학이 적용되어있음.
B2B 제품 비싸기도 하고 한번 도입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살펴보는게 고객의 디폴트 모드.
세일즈 콜은 그 얼음장같은 경계심을 살살 녹여주는거고. 휴먼터치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규모를 만드는건 굉장히 힘들다.
무료 툴은 세일즈 규모를 키우는데 있어서 로켓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사람 대 사람 1:1 인터렉션이 툴 대 사람들 1:다수 인터렉션으로 바뀌니까.
고객 입장에서 무료툴은 Ramp가 어느정도 수준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 잠깐 맛볼수있는 시식코너가 되는거고.
인간은 심리적으로 나에게 먼저 잘해주면 나중에 어떻게 해서든 은혜갚거나 도와주려고 한다. 무료툴은 이 심리를 증폭시켜주는 매체.
무엇보다 안심 시켜주고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준다. Hard Selling 할 시간에 부드럽게 무료 툴 나눠주고 마음껏 쓰라고 하는것도 굉장히 노련한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요새는 이런게 더 잘 먹히는거 같고.
태생적으로 스케일이 힘든 세일즈라는 역량을 무료툴은 두배 이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본다. 데카콘을 앞둔 Ramp는 이 전략을 뼛속까지 녹여서 잘 활용하고 있는것 같고.
아래 툴에 New 라는 글자가 있는걸 보면 향후 꾸준히 무료 툴을 만들어서 배포하겠다는 계획같다. 그렇다면 이건 Working 하고있는 Ramp의 리드 제네레이션 전략이라는 이야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