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해고, 폐업한 VC, 잠적한 스타트업대표. 시장의 보복 심리인지 일부 AI스타트업들은 유의미한 매출만들기도전에 100억, 300억씩 밸류에이션 받고있음. 막상 까보면 알맹이는...
결론:회사는 돈을 벌어야지.
YCombinator가 “고객이 원하는걸 만드세요.”라고 하지만 요새 나는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음. “돈벌면서 고객이 원하는걸 만들자.”
그래서 오늘은 “어쨌든 돈버는” 회사 3곳.
카피바라 고. 하루 예상매출 10억. 한국 대만 일본 미국 태국에서 잘나가는 모바일 게임.
이렇게 설명하면 납득이 어렵겠지만… “귀여운건 먹힌다.”
Meme = 재밌으니 공유한다.
Meme-able한 캐릭터 = 바이럴 콘텐츠 소재
암호화폐들도 개,고양이,개구리로 가득하다. 전부 사람 심리에 기반한 IP 전략. 간단한 예시로 똑같은 게임을 리트리버 아이콘 vs 로봇 아이콘으로 출시를 했다고 치자. 아마 리트리버가 10번 중 8번은 압도적으로 다운로드가 많을것 같다. 왜? 귀여우니까. 실제로 CAC도 낮을거고.
카피바라고게임은 기본적으로 도파민이 팍팍 나옴. 귀엽고 쉽고 아주 적은 노력으로도 리워드를 받고 진척이 매우 빠르다. 룰렛이나 뽑기가 있는걸 보면 그냥 동물의 탈을 쓴 카지노에 가깝다.
국내앱시장은 자기계발, 노트필기, 운동, 언어공부 이런쪽으로 꽤 많은데 아이콘도 동물로 바꾸고 앱 내 플로우도 게임화하면 어떨까 싶다. 운동하는 햄스터 앱 - 운동을 일주일 연속으로 하면 햄스터가 화려한 요가복을 입는거지. 친구 햄스터(지인 강제가입시키고)를 초대하면 둘이서 룰렛도 돌리고. 내가 운동을 하는건지 햄스터를 키우는건지 모를정도로 중독성있게 만든다면 리텐션 하나는 끝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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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익을 잘 낼까?
대표든 실무자든 눈뜨면 고민하는 질문중하나. (나도 요새 고민하는 문제)
여기에 대한 답을 은지님에게 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음.
구글에서 오래 일하셨던 베테랑답게 광고에 대해서 정말 잘 설명해주셨고
웹·앱 회사가 빠르게 수익화를 시작할 수 있는 재밌는 SaaS(홈페이지)를 만들고 있어서
추가 매출 채널을 고민하는 대표나 실무팀이면 꽤 유익할 것 같음.
글초반에도 떠들었지만 뽀대나는 비전이나 계획도 따뜻한 국밥 먹어가면서 만드는거지. 회사가 이익을 못내면 모두가 찬밥신세가 된다. 남들 보여주기위한 허영지표는 잠시 버리고 진실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음.
“돈벌면서 고객이 원하는걸 만들자.”
고객이 원하는건 팀이 잘하는거고. 은지님과의 대화에서 첫번째 단추에 대한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둘이서 재밌게 떠들어봤다. 개인적으로는 월 구독 모델이 아니여도 추가 매출을 내는 방법이나 효과적인 광고 수익 모델에 대한 눈을 뜬 느낌.
직접 만나서 시원~하게 이야기 하고 싶은 독자팬이나 수익모델 고민하는 대표/실무진. 모두 좋으니 꼼꼼하게, 야무지게 대화 나누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로 만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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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ymarket
크립토에 기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예측 시장 앱. 블룸버그, 코인베이스보다 인기 많음
다양한 주제의 미래 이벤트에 베팅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 하우스와 싸우는 카드게임과는 다르게 반대표를 행사하는 익명의 플레이어들과 싸우는셈.
위키피디아가 집단지성의 순수하고 착한 예시라면 폴리마켓은 스테로이드 맞은 집단지성. 그리고 인센티브가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집단지성의 힘은 엄청나게 강하다. 예시로 미국 대선 후보 바이든의 중간 철회를 예측하기도 했고 이번 미국 대선의 승자를 트럼프로 뽑기도 했음. 대선때 거래 볼륨이 4조넘은걸로 기억
미래를 어떻게 아냐고? 헤지펀드들이 트레이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A 이벤트가 발생하면 B는 어떻게 될까. 연관성과 체인리액션.
월마트 주차장을 인공위성으로 찍고 6개월치 차량데이터를 모아서 매출을 예측하거나.
AI붐이 일어나는 시점에 클라우드센터 부품 제조회사 주식을 사서 10배넘게 수익을 거두거나.
재밌는 부분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스포츠,정치,엔터테인먼트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점. 그래미 어워드는 누가 받을까? 어떤 축구팀이 이길까? 러시아가 전쟁을 할까? 투자회사 직원이 아니여도, 트레이딩 계좌가 없더라도 “누구나” 특정 산업에 대한 깊은 도메인 지식, 매크로 이벤트에 대한 본인만의 통찰이 있다면 지식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
BendingSpoons은 체급이 조금 다르다. 카피바라고처럼 자연유입 / 광고하면서 성장하는것도 아니고 폴리마켓처럼 정치,오락,뉴스 등을 다루면서 트래픽을 모으는것도 아니다.
앱을 직접 만들고 키우기보다 여기는 앱회사를 통째로 사서 키우는 전략.
1)마켓핏은 있으나 재무가 부실하거나/돈을 잃고 있는 앱 회사를 인수하고
2)기존 직원들 자르고 이탈리아 본사/유럽 직원들에게 맡긴다. (당연히 실리콘밸리보다 인건비가 낮으니)
3)핵심 기능외에는 전부 없애고 가격을 올린다.
4)대부분의 고객이 이탈하지만 핵심 기능을 쓰는 고객들은 남는다. (여기서 손실 충당)
(구글과 사모펀드가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BendingSpoon이 나올듯하다.)
2022년에 에버노트를 인수했는데 이때 레딧보면 분노한 고객들이 많음. 궁극적으로 고객을 열받게해서 오래가는 회사는 없다만 당시 에버노트는 다운로드도 줄어들고 휘청휘청하고 있었음. 문닫기직전이면 현실적으로 착한 가격유지하고, 직원들 챙기고, 추가로 기능을 만들 여지는 없다. 살아남아야하니까.
공동창업자 중 한명이 런웨이를 확보하기 위해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초기비용을 조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여기는 어쨌든 살아남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창업부터 작년 매출 4-5000억까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함.
초반에 이야기한 “돈벌면서 고객이 원하는걸 만들자.”를 단단하게 실현하고 회사.
카피바라고, 폴리마켓, 벤딩스푼스. 각자의 방법으로 성장하는 앱 회사 3곳의 공통점 하나. 어쨌든 돈을 번다. 내실있다.
여기저기 인터뷰하고 유명한 스타트업 CEO가 되는것보다 나는 그냥 현금 많은 동네삼촌이 되고 싶다. (모두의 꿈 아닐까ㅋㅋ) 짬짬히 쓴 뉴스레터도 이제 이번달로 2년 됐는데 매번 열어서 읽어보는 독자팬들은 아마 많이 공감할 것 같음. 실제로 미디어에서 이름 들어본 회사치고 잘되고 있는 곳 드물고 매출 쭉쭉크는곳은 소리소문없이 큰투자를 받거나 수익을 잘내고 있다.
나또한 한때 매출이 커져가니까 이야 이대로 가면 되겠네~ 싶었는데 어라 근데 왜 통장은 허전하지? 싶었던 때가 있다. 전부 겉멋들어서 그런거다. 매출도 유저수도 크게 임팩트 없다. 이익을 내고 돈을 벌어야지.
요새 M&A 시장이나 Acquire Com 들어가서 보면 지난 몇년간 벤처투자 크게 받고 달리다가 내부 부실해져서 매물로 나온 회사들이 여럿 있음. 25억 투자 받았는데 연매출 3억. 투자받은게 잘못된게 아니고 제품이 잘못된게아니다. 그냥 핵심지표 설정이 제대로 안된거 같음. 지금 과하게 평가받은 AI 스타트업들도 2년후에 대량으로 폐업하거나 매물로 나올것 같고.
허영지표들도 바꾸고. 시장을 보고 적극적으로 욕심부리자. “있는놈이 더하네~”라는 비아냥은 거침없는 자본주의자를 향한 비난이기도 하지만 나는 반대로 “저 사람들은 더해서 있는 놈이 되었구나”라는 교훈을 배웠다.
아 그럼 뭘 더 하면 될까? 고민하고 내실 다지는 2025년이 되자.
돈벌면서 고객이 원하는걸 만들자.
미리 해피뉴이어.
돈을 벌어야죠... 돈벌러가겠슴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어렴풋이 생각하던 건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