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독자팬이면 기억할듯. 피자가게 소프트웨어로 엄청나게 성공중인 슬라이스. 한국은 아무래도 피자보다는 카페가 월등히 많으니 Odeko라는 회사가 더욱 와닿을것같음. 실제로 적용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는데에도 도움될것같고.
스타벅스, 던킨도넛, 파네라 이렇게 삼대장이 미국커피가게의 7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대형프랜차이즈 빼고 저어기 홍대근처, 동네골목길, 가평에 있을법한 중소형 카페들은 미국 시장 비중이 29%. Odeko는 던킨도넛이나 스타벅스가 갖춘 수준높은 물류/재고 관리 시스템을 중소형 카페들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Operation SaaS. 자체 창고에서 야간배송까지 해줌.
창업자인 Dane Atkinson은 여러회사를 만들고,사고,엑싯한 베테랑. 홈페이지 만들어주는 SquareSpace 전CEO이기도 했음.
이런 베테랑도 Odeko만들면서 개고생을 했다.
우선 프로덕트도 없었고 무엇을 만들지도 몰랐고 팀부터 꾸려서 가장 침투하기 좋은 SMB vertical부터 찾았음. 그러다 마주친 문제 "중소형 카페들의 재고 주문". Odeko는 몇몇 가게와 파트너를 맺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로 했음. SMB Software 만드는 회사든 개인이든 고객이랑 손잡고 시작하면 참 좋다. 삽질이 줄어들고 문제가 명확하니까.
그리고 이게 우리가 흔하게 아는 커피콩사고 빨대사는 단순한 구매가 아님.
발주-주문확인-송장처리-대금지급 이건 구매.
Odeko가 푸는 문제는 Procurement에 가깝다.
소싱업체 탐색-공급시장분석-업체선정-가격 및 지불조건 협상-계약 이게 Procurement.풀이를 하면 조달이고 구매는 조달의 일부분. 훨씬 포괄적인 과정이고 Odeko가 시작한 부분이 조달.
중형 카페 사장님이 새로운 메뉴 개발을 한다. 맛있는 블루베리가 들어있는 머핀. 그러면 머핀 제조사 뿐만 아니라 머핀을 담고 있는 종이 포장지 업체까지 찾아야하고. 블루베리 가격이랑 시장도 봐서 머핀 공급가격을 어느정도 예측해둬야하고. 가게 주변에 직장인이 많아서 테이크아웃 방식으로도 판매를 한다고하면 머핀 포장용 박스도 고민해야한다.당장 커피팔고 장부정리하고 직원 교육도 빡센데 이걸 언제하냐? 하루에 4-5시간씩 쪽잠자면서 한다.
Odeko의 해결책에 시장은 좋게 반응했고 풀엑셀 밟으려고 했는데…
이 때 코로나가 찾아옴. 잘알다시피 카페들은 매우 힘들었다. 카페가 힘드니 odeko팀도 엄청 힘들었고. 매출 0원으로 바닥으로 돌아감. 창업자왈 이때는 soul searching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계속해야돼? 문닫아? 다른거해?엄청나게 고민했을것같다.
이 때 Cloosiv라는 카페전용 모바일 주문 소프트웨어 회사랑 합병.
모바일 주문 + 재고 관리가 합쳐지니까 카페 주인장들에게는 코로나를 이겨낼 해결책으로 제시됨. 코로나 이전 기존 고객들의 90%는 다시 영업을 시작했고 Odeko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쓰기 시작했음. 그리고 대폭발.
Odeko는 이후 클래식한 버티컬 소프트웨어 성장 전략을 취했다.
1.사업 과정의 일부를 파고든다. (재고,조달)
2.완전히 장악한다. (리텐션 올라가고, 재고 조달에 없어서는 안되는 소프트웨어가 된다.)
3.결제까지 연동하고 거래대금 일부를 가져간다. (여기서 돈 다번다.) 여담으로 최근에 토스가 카페 POS 영업직을 대규모로 채용하던데 참 스마트하다. 한국 커피 소비액이 어마어마할테니.
Odeko가 기가 막히게 잘한건 고객이 커피사며 쓰는 결제쪽+카페가 재고 주문하며 돈 지급하는 조달쪽. B2C, B2B 양쪽의 거래액을 다 가져갔음. 이렇게 해서 코로나때 0으로 돌아갔다가 2000억 매출로 성장. 고작 2년걸렸다고 한다.
베테랑의 관록인건지 코로나 때 Cloosiv와의 시너지를 만든 전략은 지금봐도 뇌가 짜릿해진다. 지금은 미국 전역 10,000곳 넘는 카페에서 Odeko를 쓰고 있고 본인들 플랫폼에서 물건 주문하면 최대 21%까지 아낄수 있다고 함.
찾아보면서 재밌게 본 지점은 “SMB 세일즈를 할 때 이미 고객이 Tracking 하고 있는 지표를 기반으로 영업”하라는 창업자의 조언.
“일주일에 5시간을 아껴줘요.”는 팔기 힘들다. SMB는 판매 원가는 잘안다. X만큼 팔면 Y만큼 남는다. 그런데 판매 X만큼 하는데 시간은 얼만큼 써요? 물어보면 “빨리 팔면 좋은거지”정도의 답변이 돌아올거라고 봄.
거의 대부분이 투입 자본은 측정하는데 투입 시간량은 전혀 측정하지 않음.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야되니까 그게 우선이지 얼만큼의 시간을 쓰는지는 후순위니까. SMB는 효율과는 거리가 좀 멀고 Hustle하는 성격이 강하니까. (그래서 한국에서 자영업으로 건물 산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깡따구랑 기세가 좋다.) 측정하지 않고있는걸 정확한 숫자를 들고 가서 설득시키는것도 앞뒤가 잘 안맞기도 하고.
“새로운 A를 하면 B만큼 더 벌어다 줄거에요“ 또한 팔기 힘들다. A에 대한 교육, 시간, 이해, 활용이 우선되어야 하며 B가 10배 넘는 기대값은 있어야 겨우 움직임.
시간을 아껴준다, 매출증대를 위해 새로운 활동을 한다. 둘 다 팔기 힘들다.
Odeko가 파고 든 Procurement point가 그래서 참 샤프했다는 생각이 듬. 중소형 카페 주인장들이 “이미 돈을 쓰고 있는” 포인트인데다가 “언제 얼마큼 지출했는지“ 늘 확인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금액도 꽤 크니까. 그래서 “이번달 지출하신 재료 구매 지급액 20% 아껴줄 수 있어요” 라고 세일즈하면 잘먹힌다는 점. 이미 고객이 Tracking 하고 있는 지표를 기반으로 영업.
두번째 재밌는건 SMB가 분명 결제액은 B2B인데 사용성은 B2C에 가까워서 프로덕트 운영 난이도가 높다는 이야기. 창업자왈 “사용하기 아주 아주 편하고 직관적이어야한다.” 거의 모바일 게임 앱 수준으로 시작과 내부 액션이 매끄러워야 한다는 점.
이렇게 힘든데 왜 매력적인가? 왜 계속하는가?라는 질문에는 “SMB는 반응이 참 뜨겁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면 단골이 되고 비즈니스 이상의 관계가 쌓인다.”는 명답변.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람있고 돈도 잘되니까. :)
투자 유치가 안된다, 미납금이 쌓였다, 직원 채용이 어렵다, 매출 성장이 더디다, 이익이 줄어든다 힘든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요즘인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IMF, 08년 경제위기 등 어려울 때 부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생겼다.
힘들다는건 경제/사회적으로 다양한 굴곡들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고 Odeko가 했듯 비집고 올라갈 틈이 빈번하게 생기는, 거대한 파도에 비교적 쉽게 올라탈 수 있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
관점을 바꾸자.
시대를 원망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시대를 활용하면 2년 2000억이라는 성장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