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1조를 넘긴 건설계 아마존 Kojo는 건설 재료 조달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계획,구매, 추적, 전달, 결제까지 가능한 원스탑샵.
선호하는 공급업체와 특정 건축 자재를 거래하고 제품 가용성, 가격, 사양 및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건설 재료를 아마존화 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것 같다. 이런 형태의 마켓플레이스 경우 공급자와 구매자 양측 모두에게 알리고 세일즈해야하는 과제가 있는데 서비스 자체가 워낙 좋아서 양쪽에서 꾸준하게 문의가 오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지난 꿀통을 놓쳤다면!
"We’ve already saved our customers more than $19 million on their materials orders and reduced up to 90% of the waste left over on their jobs."
Since Kojo brought its product to market in early 2020, it has powered the construction of nearly 10,000 projects, including hospitals, schools, stadiums, office buildings and multifamily housing developments.
It is currently processing over $1 billion in materials orders for thousands of users.
그렇다. 4년도 채 되지 않은 서비스가 10,000개 가까운 건설 프로젝트를 도우며 22년말기준 거래액 1조원를 넘었다.
“…More than $300 billion of commercial construction materials are ordered every year in the U.S. using systems that often haven’t been updated since the 1980s, leading to enormous amounts of waste,”
마켓 규모는 $300B. 방식은 1980년. 코조는 이런 시장에서 휴대폰으로도 공사 자재를 주문 할 수 있게 서비스를 만들었음. 시장에 얼마나 파급력 주었을지 상상도 안간다. 퍼블릭하게 공유된 자세한 매출은 없지만 꽤 성공적인 회사가 될 것 같다.
시장과 프로덕트 둘 다 잘잡고 있어서 공유한것도 있지만
내가 더 크게 평가하는 부분은 아래에 있다.
“At a certain point, we decided we needed to understand how we can make the built environment cheaper to build.
We both quit our jobs and spent six months trying to figure out why construction was so slow and expensive,”
창업자인 마리아는 옥스퍼드, 골드만삭스, 실리콘밸리 VC까지 경험한 엘리트. 이런 코스를 밟은 사람들 중 목이 빳빳한 사람을 여럿 봤는데 아무런 네트워크, 사전 지식 없이 6개월을 문제 파악에만 사용했다는 일화를 듣고 더 알아보고 싶었다.
기회가 보였을 때 전부 버리고 직접 뛰어드는 용기.
어떤 위치에 있었든 다시 바닥부터 쌓아갈 개척 정신은 보기 드문 자산이니까.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들 만나면서 나름 필터링하는 기준이 생겼음.
“이건 좋은 방향이 아닌거 같아요
“이쪽에 도메인이 없는데 하는게 맞을까요.
“경험 좀 쌓고 해보는건 어떨까요.
마리아가 6개월동안 삽질한 것처럼
해봐야 좋은 방향인지 알고
모르면 물어보고 결정을 하고
해내가면서 경험이 쌓인다.
“이쪽 방향인지는 확신은 없지만 한번 해보죠
“결정은 잠깐 느리게 해도 괜찮으니 우선 관련 지식부터 쌓아봅시다
“이걸 해보면 좀 더 이해가 생길테니 진행해보고 이후에 다음걸 해보는건 어때요
같은 주제로 대화해도 결과가 이렇게나 다르다.
의문,반문,의심,경계,핑계,두려움으로 가득한 사람은 피하고
도전,시도,모험,진척,권유,행동력으로 가득한 사람은 곁에 두면 좋다.
우리 모두 빈손으로 태어났고 나는 목표를 위해서 거침없이, 거리낌없이 덤벼들고 겸손하고 유쾌한 사람들이 좋다. 이력서나 스킬은 6개월, 2년하면 충분히 쌓이지만 저런 마인드셋은 가르치거나 전달할 수 없음.
프로덕트나 산업을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창업자, 코어팀의 인터뷰나 개인 블로그를 찾아보는 이유. 스스로 생각해나가는 힘은 드물고 생각을 현실로 바꾸는 힘은 더더욱 드물다.
“What we saw was that when you build a commercial project, [for example] a hospital, a school, a university campus, an apartment building, up to 40% of your cost is materials — $250bn a year of materials spend in the US is being managed largely with pen and paper,”
소프트웨어로 생산성이 아주 높아졌고 앞으로 AI 또한 이 속도를 가속화 시키면서 레거시들을 부숴나갈테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은 테크 산업에 속해있는 20-40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건설, 바닥재, 자동차수리, 가구, 무역, HVAC, 농업같은 산업을 보면 30-60대. 해오던대로 하는걸 선호하며, 업무특성상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 비중이 낮고 기술 도입에 대한 설득 과정과 장벽이 크다.
그래서 뛰어난 서비스를 만들기위한 해답과 통찰은...아직까지는 사람을 통해서 이뤄질수밖에 없다. Kojo가 한 것처럼.
왜? 키보드 밖에 있는 산업들은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문서화하고 디지털화 할 필요가 적거나 없으니까. 당장 이번주에 계획된 일을 끝내야하니까. 전화로 해결하고 메모하면서 해결해왔으니까. 100페이지짜리 pdf를 읽는거보다 현장에서 실무자와 대화하는게 효과적이니까.
ai는 좋다.
만드는 입장이라면 AI를 활용했고 이런저런 기능으로 20% 빠르고, 5배 저렴하다고 홍보할수있겠지.
쓰는 입장이면 AI의 활용 유무가 정말로 중요할까? 이 회사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잘 아는지, 과정을 이해하는지, 왜 느리고 비효율적인지 파악했는지, 그래서 그 효과는 어느정도인지, 안정성있게 계속 활용할 수 있는지 핵심 질문들을 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핵심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잘 녹아져있는 서비스는 깊이가 다른거 같음.
위의 코멘트를 보면 상업용 건물들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규모는 어느정도인지,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부딪히면서 쌓아온 지식인게 묻어난다.
“The complexity of our cities has increased so much in the last 70 years, but the way we build has seen 0% productivity growth since 1947. “
우리가 사는 도시들은 지난 70년간 무척 복잡해졌지만
우리가 도시를 짓는 방식은 1947년 이후 발전하지 않았다는 쇼킹한 이야기.
이러한 시장에 2023년의 기술을 도입하면
미뤄진 생산성의 기간만큼,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은만큼, 해결하는 문제의 크기만큼
시장이 지갑을 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마리아가 베팅하는 시장과 프로덕트를 보면서 어려운걸 왜 해. 재미없잖아. 당장 돈벌고 싶은데. 철없는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부끄러웠다.
어려운만큼 재밌는거고, 지루한만큼 잘벌수있고, 1년-5년 긴 타임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게 훨씬 좋다는걸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것 같다.
요새 소프트웨어든 사업이든 어떻게 고객을 만날까, 어떻게 하면 잘팔까. HOW만 넘쳐나는데 개인적으로 WHY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Kojo 창업자는 크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WHY가 분명하니까 잡념이 적고, 행동에 지체가 없으니 그만큼 빠르게 성장한게 아닐까 싶다.
Growth Hacking의 진짜 비밀은 단단하고 명료한 WHY에 있다.
재밌게 잘 보구 갑니다 ^-^